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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의 음식

20211009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 / 내돈내산 솔직후기 가성비 좋은 횟집, 섬마을 회집!!!

*네이버 블로그의 분점입니다~ 일상을 담아냅니다.

 

강북을 떠날 수 없는 이유는 가성비 좋은 식당이 많기 때문이다. 세련되지 않아도, 고급스럽지 않아도 그 양과 맛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한- 물론 고급요리를 많이 접한 사람이라면 그 차이를 알 수도 있으나 나처럼 막입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미묘함을 다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.

 

강남에서 회를 맘껏 먹고자 한다면 꽤.. 부담스럽다. 하지만 아직도 강북에는 강남 1인분 가격으로 적게는 두 명, 많게는 네 명은 거뜬히 먹을 수 있는 횟집이 존재한다. 위에서 말한데로 그런 곳들은 고급스럽거나 멋진 곳은 아니다. 혹자가 보기에는 비위생적인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, 정갈하지 못함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.

 

이 날 방문한 곳은 청량리 시장 어느쪽에 위치한 횟집, 섬마을 횟집이다. 나는 잘 모르지만 여기 꽤 오래된 곳이라고한다.

 

물론 토요일이라는 요일적 특성을 생각한다면 사람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. 12시 반에 들어가서 2시 조금 넘어 나왔는데- 도착한 이 시간이 가장 손님이 적었고, 그 이후로는 매장 안에 사람이 가득했다!!! 사회적 거리두기 제대로 안 될 것 같은데?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쁜 내부였다. 홀에서 일하는 직원은 단 두명이었는데, 그 바쁜 와중에도 척척 모든 일을 해내는 것이 신기했다. 역시 프로다.

메뉴 보시라!!!!!!!! 가장 비싼 메뉴가 7만원. 우리는 네 명이 방문했다. 다들 많이 먹는 편은 아니다. 일단 모듬회 중자를 주문했다. 광어와 우럭. 다른 식감을 가진 두 종류의 흰살 생선!!! 과연 중자로 네 명의 식사가 가능할까?

밑반찬들이 준비된다. 뭔가 특별할 것도 없고- 대단한 것도 없지만 한상 가득이다.

눈에 띄었던 차세대 대체식품인 번데기!!! 고단백 구수한 너!! 오래간만이다. 외국아이들이 내가 이거 먹는 것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난다. 못 먹을 음식이 아니라니까... 이거 고단백이라니까! 하하하!

목이버섯은 좀 쌩뚱맞았는데,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니 은근 괜찮네? 순두부와 자숙대두! 당근이 유난히 달았다. 맛있어!!! 예전에 당근을 오독오독 씹어먹는 나를 본 사촌동생이 언니 말이야?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. 나 당근 좋아하는가보다.

그리고 맑게 끓인 콩나물 국이 나온다. 콩나물이 적당히 삶아져 아삭하니 좋더라!!! 국물은 평범~ 이렇게 조금씩 뭔가가 계속 첨가되기 시작한다.

그리고 나온 중자 모듬회!!!! 역시 생선회는 지느러미가 제일 맛있어!!!!!

회까지 올라오니 더 가득해진 식탁!!!!!!!!!!! 저 양으로 넷이? 에이~ 너무 부족하잖아!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다.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. 처음 온 사람이라면 갸우뚱 할 수도 있지만 의심하지 말지어다. 회를 못먹는 사람과 함께 왔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. 일명 쓰끼다시라고 하는 밑반찬들이- 그다지 다양하지 않아서 회 안먹는 사람들 만족 못 시킬 것을 아직은 걱정하지 말자.

회를 반 이상 먹었다~ 싶으면 멍게와 낙지가 등장한다! 낙지는 아직 자기가 살아있는 줄 알고 꿈틀거리며 존재감을 과시한다. 내 볼에 어찌나 세게 달라붙었던지! 오늘 내 뽈살도 같이 먹는 줄 알았다. 어렸을 때 싫어했던 멍게- 나이가 들수록 좋아진다.

그것도 대략 다 먹어가면!!! 짜쟌!!! 이렇게 삼총사가 등장한다!!! 왼쪽부터 동태, 가오리, 청어!!!!!!!!!!!!!! 다들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밥과 함꼐 먹어도 좋다.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주방 한쪽 소쿠리에 잔뜩 쌓인 가오리들을 볼 수 있었다. 아! 직접 다 하시는군요. 대단하시다. 나는 간을 좀 슴슴하게 먹는 편이라- 밥과 함께 먹는 것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. 해산물을 아예 안드시는 분이 아니라면 이 것들로 식사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까.

 

그리고 마지막으로 매운탕이 등장한다. 알아서 잘 챙겨주시는 편이긴하지만 바쁠 때는 딱 맞춰 가져다 주시기 어려우므로 생선들을 대충 먹었다~ 싶으면 미리 말씀드리자. 한번더 우르르 끓여 먹어야 하므로 내 입에 들어오기까지 약 10분정도 여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.

 

엄청 얼큰할 것 같은 색이었지만 생가간큼 매쿰하지는 않았다. 그래도 칼칼하니 먹을만. 잘 먹었다. 생선보다 안에 들어있는 부추와 콩나물을 열심히도 건져 먹었더랬다!

 

과식했다. 매일이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다.. 그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내일은 매일 오지 않는다. 큰일이다.

 

막걸리 두 통을 먹었더니 총 58000원. 네 명이 배 터지게 먹고 나왔다. 바닷가에서도 이금액으로 이정도 먹을 수 있을까? 생각해본다. 사람들은 대체 이런 곳을 어떻게 알고 알음알음 잘 찾아가는지 신기하다. 시장쪽에 숨은 맛집들, 전통을 가지고있고 가성비를 자랑하는 곳들을 틈 나는대로 한번씩 방문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.

 

 

네이버 지도에는 12~22시 영업으로 되어 있는데, 매장 안에는 11시부터 시작이라고 적혀있었던 것 같다.

위생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겠다. 나는 괜찮았다. 화장실은 안 가봐서 모르겠다...